발달장애인의 취업 현황
현대사회에서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한 임금소득 창출로 인한 생계유지의 수단만이 아니다.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경제적 기반구축과 더불어 다양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심리적이며 사회적인 안정성을 추구하며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달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신빛나‧이준우, 2014).
장애인의 직업 유무는 장애인 당사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가족의 부담감 감소와 만족 정도, 국가의 예산 절감에 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김지수‧박승희, 2015; 박승희‧박현숙‧박희찬‧이숙향 역, 2011).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취업률이 전체 장애인의 취업비율보다 약 3배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취업의 어려움 정도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2016).
2011년을 기점으로 최근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 인구수의 증가비율이 정체되는 반면, 발달장애인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총 인구대비 전체 등록 장애인의 비율은 2011년 5.0%(2,519,241명)을 기록한 뒤 2012년 4.9%, 2013년 4.9%, 2014년 4.9%, 2015년 4.9%로 그 증가추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발달장애인(지적, 자폐성)의 비율은 2011년 7.2%(지적 6.6%, 자폐성 0.6%), 2012년 7.6%(지적 6.9%, 0.7%), 2013년 7.9%(지적 7.2%, 자폐성 0.7%), 2014년 8.2%(지적 7.4%, 자폐성 0.8% 총 203,879명)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보건복지부 등록 장애인 현황, 2016).
이는 장애 유형별 차이가 존재하지만, 장애인으로 인정되는 기준이 일시적으로 강화되고, 엄격해진 장애(재)판정을 꺼려하여 장애등록 또는 판정을 신청하기 때문이라는 것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제시되고 있으나 증가추세 둔화를 적절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집이나 시설에서 보호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 졸업 후 직업진로에서도 대체로 세차장, 마트 등 단순 아르바이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즉, 발달장애인 중 인구대비 취업자 비율(지적장애 22.63%, 자폐성 장애 2.19%)이 12.41%로 장애인 전체 취업자 비율(35.49%)보다 상당히 낮고, 취업한 발달장애인의 경우 대부분 보호 고용의 형태(54.4%)이며, 취업직종은 제조업과 음식 관련 단순 종사원이나 음식 서비스 제공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임금 또한 발달장애인 취업자 월 급여 40만 원 미만이 85%로 나타나 전체장애인 월 평균 임금의 1/3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2015).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은 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 기회제공, 근로활동의 유지, 실질적인 소득증진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들이 정부의 각종 공공부조나 사회적 돌봄 서비스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등의 제반 사회적 비용을 2배 이상 절감하는 효과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관계부처 합동, 2012).
이는 또한 발달장애인의 자립 생활과 사회통합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속한 가족의 부담감 감소에도 매우 지대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양희택, 2014). 그러기에 발달장애인이 발달 장애 특성상 직무를 수행하는 것에 있어서 인지기능이나 사회성 부족으로 인해 이상행동이나 도전적 행동이 드러나는 등 직무 부적응(강은희 외, 2015)을 감안 하더라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 및 직무 유지를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
취업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의 고용을 높이기 위하여 보호 고용, 지원 고용, 일반 고용 등 발달 장애 특성과 욕구, 능력과 수준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되어 왔다. 최근에는 행정기관이나 공기업 등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복지 일자리, 사회적 기업에서도 발달장애인 일자리창출과 직무 유지에 관한 관심이 확대되었다(양희택 외, 2012).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종을 개발하고 고용 규모를 늘리며, 단순 임가공 위주로 되어 있는 장애인 고용 업종을 농업․서비스업 등으로 다양화하려는 시도(보건복지부, 발달장애인 지원계획, 2012)와 각 지자체의 발달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직업 창출 접근 등이 지속되어 왔다.
고용노동부(2012)는 관계부처 합동(“장애인 고용확충을 위한 종합대책”)으로 고용․교육․복지서비스 간 연계를 강화하고 고용지원서비스를 확대하여 장애인 고용을 확충하기로 하였다. 더 나아가,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 설립 및 운영,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연계하여 발달장애인의 직업 창출과 직무 유지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발달 장애 특성 중 지속적 대인관계의 어려움과 왕성한 활동성 등을 고려하여볼 때, 바리스타 직무는 제과제빵 영역, 세차영역 등과 더불어 비교적 적절한 직종으로 제시해 왔다(경기도지적장애인복지협회, 2014; 김동화 외. 2014; 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2011). 이러한 제안들을 근거로 하여 최근에는 공공의 영역 중 복지 일자리의 하나로 발달장애인 바리스타 보조 직무를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장애인개발원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직업 창출 사업의 하나로 발달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는 커피 전문점 사업(꿈 앤 카페 사업)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한국장애인개발원, 2014).
특히, 경기도의 경우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유지, 가족의 부담감 감소를 위해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감안하여 발달장애인에게 가장 적합한 직종 중 하나라고 제안된 바리스타 직무를 민간기업체(마사회, 삼성 등)의 후원을 받아 발달장애인에게 훈련시키고, 훈련받은 발달장애인 바리스타가 근무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에 커피전문점을 입점시켜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경기도 내부자료, 2015).
이러한 발달장애인의 장애특성을 감안한 제도적인 지원과는 반하여, 직업 경험과 직무 및 직종에 관한 연구는 대체로 전체 장애인의 직업 경험이나 직무, 직종에 관한 연구(박지순, 2015; 신준옥, 2015; 염동문‧이성대, 2014; 김종일, 2013; 송진영, 2012; 황정은‧정무성, 2011)이거나 발달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여 수행된 연구들은 발달장애인의 직업훈련‧직업재활‧전환교육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토 및 정책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연구(안태희, 2016; 김지수‧박승희, 2015; 정훈영, 2015; 이영선‧김환의, 2013)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인식과 의견을 담아내는 것보다는 교육과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공자들의 목소리에 중점을 둔 연구라고 할 수 있다(신빛나‧이준우, 2014). 이것은 발달장애인이 직업을 갖고 직무를 수행하면서 표출하는 어려움의 내용이나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하여서는 간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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