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은 잘못된 시선

취재기자2 승인 2023.11.14 20:43 의견 0

장애인의 대한 차별은 잘못된 시선

장애인 차별의 정의는 장애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말한다.

장애인이 되기를 원해서 장애인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원하지 않지만 선천적으로 또는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게 된다.

나또한 건강한 삶을 살다가 스물넷, 꽃이 개화하기도 전에 척수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장애 초기에는 갑자기 바뀐 삶의 방식으로 적응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모른 체 사회에 덩그러니 던져졌을 때, 모든 것이 막막했다.

걷지 못하여 휠체어를 타기 시작하니 곳곳이 장애물이었다. 건물은 대부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계단이 입구부터 막고 있었다. 힘들게 식당에 들어가도 좌식이 대부분이여서 갈만한 곳이 별로 없었다.

언젠가는 영화관에 갔다가 반 죽었다가 나왔다. 영화를 감상하지도 못하고 어서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이유가 장애인석은 영화관 가장 앞줄에 자리하고 있었다. 뒷줄은 계단이여서 갈 수도 없었기에 맨 앞줄에 앉아서 봤는데, 정말이지 지옥 체험을 했다. 영화를 감상할 겨를도 없이 영화 상영이 시작되고 좀 지나고부터 배 멀미나 차멀미하듯 속이 메슥거렸고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또 이런 경험도 했다. 전주에 가까운 곳에 구이 저수지가 있다. 아내와 함께 구이 저수지로 산책을 갔다. 신선한 공기를 한껏 마시고 기분 좋게 집으로 출발했다.

구이 저수지 근처에 잘 지어진 신축 아파트가 있어서 호기심에 아내와 함께 구경을 가봤다. 1층에 구경하는 집이 있어서 휠체어를 타고 들어갔다. 그런데 안내하는 직원이 휠체어 접근을 막았다. 이유는 구경하는 집이 다른 사람의 소유여서 혹시라도 파손이 되면 안 된다는 이유였다.

나는 본래 다른 사람들과 옳고 그름을 따지는 성격이 아니어서 아내만 들여보내고 나왔다.

밖에 나와서 잠시 있으니 아내가 곧 나왔다. 왜, 금세 나왔는지 물으니 아내도 내가 들어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어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내가 하는 말이 그곳에 구경하러 오신 손님들이 내가 쫓겨나듯 나간 후에 “휠체어를 탔다고 구경하는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며 직원에게 항의했다는 것이다.

직원은 당사자도 아닌데 왜, 발끈하냐는 표정으로 떨떠름해 했다는 전언을 들었다.

2008년에 신혼여행을 일본으로 아내와 둘이서 자유여행으로 갔었다.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있었다. 일본 하네다 공항에 내렸는데 어떻게 우리 숙소에 찾아가야할지 막막함이 있었다.

마침 공항에서 안내하시는 여자 분이 있어서 우리가 가야할 숙소 보여주며 도움을 청했다. 그런데 그의 행동에 아직도 잊지 못할 감동을 받았다.

처음 보는 나와 아내에게 도쿄에 가는 전철 승강장까지 친절하게 지접 안내해주고 돌아서 가는 내내 우리를 보며 친절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어 주며 우리의 여행을 응원해주었다.

일본에 있는 며칠 동안 주로 전철을 이용해서 다녔다. 휠체어를 타고 전철을 이용하는데 외국인인 나도 전혀 위험하지도 힘들지 않고 안전했다. 어느 날은 일본의 버스이용은 어떨까 궁금하여 와세다 대학까지 버스를 타고 가봤다.

우리나라에서도 타보지 않은 버스를 일본에서 잘 타고 내릴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용기를 내어 버스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신기한 것은 대부분의 버스가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였다. 조금 기다리니 우리가 타야할 버스가 버스 승강장으로 들어왔다.

나는 손을 들어 버스 승차를 표시했다. 그랬더니 버스 기사님이 운전석에서 일어나서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 차에서 내린 후, 버스에서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슬로프를 당겼다. 그리고 내 휠체어를 밀어서 차에 들어간 후에 안전하게 휠체어를 고정하였다.

그리고 나와 있는 슬로프를 밀어서 정리를 하고 차에 올라타 운전석에 앉으며 벗어놨던 모자를 쓰시고 천천히 출발을 하였다.

인상적인 것은 그 기사님의 행동이 전혀 조급하지 않았고 너무도 차분했다. 기사님도 그랬지만 차안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염려했었는데, 차안에 승객들도 기사님의 차분한 행동에 누구하나 재촉하는 사람도 없고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도 없었다.

익숙한 듯이 기사님은 모든 동작 하나 하나가 매끄러웠고 승객들 또한 그러한 상황을 전혀 조급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일상적인 듯 아무렇지 않게 기다리고 있었다.

승차하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는데도 승객들 모두 침착했고 나를 계속 쳐다보는 사람들조차 없었다.

그렇게 출발한 버스가 내가 내려야할 목적지에 도착하여 벨을 눌렀다. 이번에도 기사님은 버스를 세운 후에, 모자를 벗고 운전석에서 일어나셔서 내가 차에 탔던 순서의 역순으로 차분하게 나를 도와주셨다.

안전하게 차에서 나를 내려준 후에 버스에 타시기 전에 기사님이 나에게 꾸벅 인사까지 하시고 버스에 올라 모자를 쓰더니 천천히 버스를 운전하시며 떠나는데, 그 모습이 영화보다 더 감동적이었고 멋져보였다.

일본 어디를 가나 휠체어가 들어가거나 다니는데 불편한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내가 마치 손님 대접을 받는 기분까지 들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애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일본에서 짧은 여행을 하며 아내와 나는 일본의 장애인 편의 시설과 일본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일본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오니 마치 일장춘몽에서 깨어난 기분이 들었다.

장애인은 단지 장애를 가졌을 뿐이지 다른 사람과 같은 동등한 사람이다. 장애를 이유로 불평등한 삶을 살아야 하는 사회적 상황은 장애인들에게 장애보다도 더 무거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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