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이란, 가족 폭력, 근친 폭력, 존·비속 폭력 등과 같은 말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신체적·정신적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주거를 함께하고 있는 집 안에서 자식에 대한 부모의 폭력을 포함하여, 부모에 대한 자식의 폭력 및 부부 사이의 폭력이다.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법률 제11002호]에서 가정폭력은 ‘가정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 가정 구성원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관계에 있는 사람, 계부모와 자녀 관계의 사람, 동거하고 있는 친족 등을 포함하는 사람들이다.
가정폭력이란, 부부간에 실제적 상해를 입히는 것으로 범위를 축소해서 보지만, 실제 다양한 측면에서 폭력을 구분하고 있다. 가정폭력의 종류는 폭력 행사의 대상을 기준으로 하여 부모의 자녀에 대한 학대인 아동 폭력, 부부간에 발생하는 ‘매 맞는 남편’의 남편 폭력과 아내 폭력, 알코올 중독과 같은 약물 중독으로 인하여 배우자인 아내와 자녀 등의 가족 구성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족 폭력, 성인 자녀에 의한 노부모 학대로 나타나는 존속 폭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폭력의 형태에 의하여 구분하면 상대의 신체에 물리적인 힘을 가하여 상해를 입히거나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밀치기부터 칼이나 흉기 등을 사용하는 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의 다양한 유형의 신체적 폭력이 있다. 다음으로는 화를 내거나 위협 등으로 감정적인 상처를 입히는 심리·정서적 폭력이 있다.
욕이나 비난 등 말로써 상처를 입히는 언어폭력과 강제적인 성관계나 공격 수단으로 성을 이용하는 등 성폭력이 있으며, 또한 경제권을 갖고 생활하면서 상대에게 경제적 자율권을 주지 않거나, 경제 활동을 함에도 상대가 자신의 소득을 통제당하는 경제적 폭력도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가정폭력은 가정 내 문제로, 또는 전통적 가치관 속에서 폭력으로 인식되지 않는 면이 강하였다. 먼저 부부간의 문제에 대해서는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흔히 “아내 폭력도 칼로 물 베기”라고 생각하거나, 타인의 관여가 쉽지 않다고 인식한다.
다음으로 아동에 대해서는 흔히 ‘사랑의 매’ 혹은 훈육이라는 당위성을 언급하게 되지만, 부산 여성의 전화 통계에서 3세 미만의 아동들에 대해서도 구타가 행해져 훈육의 목적과는 무관함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아내뿐 아니라 아이에 대해서도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는다는 논리가 존재하는데, 세상에 ‘매 맞을 짓’이란 없다.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또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도 가정폭력의 대상이 되기 쉬운데, 이는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한다.
장애인은 전생의 업보를 지니고 있다거나 무능력하다는 인식으로 가정 내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으로 돌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장애는 후천적인 장애인이 90% 이상으로 선천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러 잘못된 인식으로 가정폭력을 범죄로 인식하지 않고 사생활의 영역으로 치부해 왔으나, 현대에는 부모와 자식 간이나 부부간에도 합의가 없는 묵시적이고 지나친 간섭 혹은 물리적 통제로 인한 갈등은 아동 학대나 부부 폭력 등과 같은 일종의 폭력으로 간주 되어 법적인 다툼이 발생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은 서로가 영향을 주고 있는 가족 구성원이 한 울타리 속에서 일상을 함께하고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므로 그 일상화의 심각성이 제기된다. 또한, 가정폭력에 의해 폭력의 대상자뿐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불안, 두려움, 공포 등으로 인한 자존감 상실과 더불어 조절 장애 등 다양한 정서적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미성년 자녀에게는 폭력이 학습되는 경향이 있어 사회적 폭력으로 확대될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부산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정폭력은 피해 유형별 상담 건수의 추이[『2012 부산 여성 가족 통계 연보』 426쪽]를 보면 2004년을 제외하고 2002년부터 2011년까지 평균적으로 8,000여 건 이상 가정폭력으로 인하여 상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1년에는 전체 상담 건수가 1만 4,263건으로 늘어났으며, 유형별로 이 기간 동안 신체적 폭력으로 인하여 상담한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다음이 정서적 학대와 경제적 학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방임은 2003년 이후 보고되지 않고 성적 학대가 2004년 이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010년 이후 가정폭력으로 상담받은 사례들은 주로 신체적 폭력과 정서적 학대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의 가정폭력에 대한 피해자 연령별 분포를 보면 2002년부터 2007년까지는 절대 다수가 30~40대의 연령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2008년 이후 2011년에는 2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피해자의 사례에 대한 응답에서 무응답으로 나타나, 구체적인 발생 연령을 확인하기 어려우나 19세 이상에서 59세의 연령에서 대다수 피해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
가해자의 유형을 살펴보면, 부산의 가정폭력 가해자는 2002년 이후 2011년까지 절대 다수가 배우자에 의한 폭력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 밖에는 이 기간 동안 대체로 직계 존속에 의한 폭력, 전 배우자에 의한 폭력, 직계 비속에 의한 폭력의 순으로 발생했으며, 동거하는 친족에 의한 폭력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부산의 가정폭력에 대한 피해자 조치 상황을 보면, 2002년과 2003년에는 주로 상담 후 귀가 조치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심리·정서적 지원과 수사·법적 지원을 하였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산의 가정폭력 중에서 아동 학대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에 관련된 자료를 보면, 2002년 이후 2011년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성년인 아동에 대한 부모의 무관심과 폭력이 날로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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